[칼럼 - 전승환] ​100세 시대의 여가 문화, 실력보다 빛나는 '시민의식'이 먼저다

▲전승환/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아침 이슬을 머금은 초록빛 잔디 위로 경쾌한 타구음이 울려 퍼진다. 활력 넘치는 표정으로 필드를 누비고, 동반자들과 정답게 담소를 나누며 파크골프를 즐기는 이들을 보면 고령화 시대의 진정한 복지가 무엇인지 실감하게 된다.

 

은퇴 후 집안에 머물지 않고 채 한 자루를 든 채 활기찬 발걸음으로 전국의 파크골프장으로 향하는 시니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참으로 반가운 지표다.

 

100세 시대를 맞아 파크골프는 이제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여가 문화이자 지역 사회의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외형적 성장만큼 우리의 내면도 함께 성숙했는지는 차분히 되돌아볼 일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파크골프장 인프라가 확충되고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그늘 또한 만만치 않게 짙어지고 있다. 구장 예약 시스템의 틈새를 노린 편법부터 경기 진행 중의 고성방가, 앞팀을 배려하지 않는 무리한 추월(패스) 행위, 안전 수칙을 무시한 성급한 티샷, 그리고 사소한 규칙 위반을 두고 얼굴을 붉히는 실랑이 등이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공공시설을 마치 사유지처럼 여기는 이기주의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태도가 다른 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나의 즐거움이 타인의 불편이 되는 순간, 스포츠가 가진 본연의 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모든 스포츠에는 규칙(Rule)이 있다.

 

하지만 심판이 일일이 잡아낼 수 없는 '회색지대'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바로 에티켓(Etiquette)이자 배려다. 동반자의 서툰 플레이를 따뜻하게 격려하고, 뒷팀의 대기 시간을 배려해 경기 진행 속도를 맞추며, 공공의 잔디와 시설물을 아끼는 마음이야말로 스코어카드에 적힌 숫자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훈장이다.

 

파크골프의 진정한 품격은 화려한 장비나 날카로운 샷 기술이 아니라, 주변을 배려하는 성숙한 '그린 매너'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규칙은 강제된 의무이지만, 에티켓은 그 사람의 인격이자 우리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정직한 시민의식의 척도다.​

 

지역의 파크골프장은 단순히 공을 치는 경기장이 아니다. 이웃과 소통하고 성숙한 공동체 문화를 배우며 실천하는 열린 광장이다. 특히 풍부한 사회적 경험과 지혜를 지닌 시니어 세대가 이 문화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만큼, 우리가 필드 위에서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는 그대로 지역 여가 문화의 이정표가 된다.

 

선배 세대가 먼저 매너의 모범을 보이고, 안전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며, 양보의 미덕을 실천할 때 파크골프는 비로소 세대를 넘어 모두에게 존경받는 스포츠로 완성될 것이다.​

 

실력은 연습을 통해 단기간에 올릴 수 있지만, 품격 있는 매너와 시민의식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100세 시대의 풍요로운 여가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결국 서로를 향한 '존중'이다.

 

필드 위에서, 그리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실력보다 에티켓을 먼저 매만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파크골프장 인프라 확충과 시민의식 (필자 전승환 제공) ⓒ한국공공정책신문




전승환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Job & Future New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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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7.08 15:18 수정 2026.07.0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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