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이정찬] 교권 추락의 실태와 제도적 해법

▲이정찬/(전)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단은 사명감과 보람의 현장이 아닌, 생존을 위협받는 각자도생의 일터가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개혁안을 목도했지만, 최근 마주한 교권 붕괴의 현실은 공교육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유례없는 위기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형사고발의 대상이 되고, 교실 내 폭력 앞에 무기력하게 노출되는 작금의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1. 흔들리는 교단: 교권 침해의 참담한 실태


최근 발생하고 있는 교권 침해 사례들은 일시적이거나 일부 예외적인 일탈로 치부하기엔 그 수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① '아동학대 고소·고발'의 무기화와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부모에 의한 무분별한 고소·고발이다. 수업 시간에 소란을 피우는 학생에게 "뒤로 가 있어라"라거나 "복도로 나가라"고 지시한 정당한 훈육이 '정서적 아동학대'라는 죄목으로 고소당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방어적 교육의 고착화: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순간, 직위해제 처분을 걱정해야 하거나 길고 고통스러운 법정 공방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피폐해지며,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무기력한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게 만든다. 이는 다른 대다수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직결된다.


② 교실 내 폭력과 통제력 상실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은 이제 뉴스 속 특이한 사건이 아니다. 수업 중 교실 바닥에 누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을 제지하지 못하고, 훈계하는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교실 내의 질서를 유지할 '강제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교사는 학생과 동등하거나 혹은 그 이하의 약자로 전락했다.



2. 왜 이렇게 되었는가? 구조적 원인 진단


현 사태를 단순히 '일부 학부모의 이기주의'나 '요즘 아이들의 버릇없음'으로만 치부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제도적, 사회적 모순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다.


교권 추락의 3대 악순환 구조


 1.무제한적인 학생인권조례와 의무의 불균형

  2.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에 대한 법적 보호 공백       

 3. 악성 민원의 일선 학교 다이렉트  폭탄 및 독박책임


권리와 의무의 비대칭성


 학생의 인권과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흐름 속에서,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할 '의무'와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책임' 교육은 실종되었다.

소통 창구의 부재와 독박 책임: 학부모의 민원이 학교라는 공식적인 필터링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교사 개인의 연락처로 직접 쏟아지는 구조다. 교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 형태의 사적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왔다.



3. 공교육 회복을 위한 4대 정책 대안


더 이상의 임시방편식 대책으로는 무너진 교실을 재건할 수 없다. 법 제정에서부터 학교 문화의 패러다임 전환까지 아우르는 입체적인 해결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대안 ①: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면책권'의 확실한 보장

가장 시급한 것은 교사의 정당한 훈육과 생활지도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받도록 법적 방어막을 치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및 관련법 개정 강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교사의 정당한 학생지도 행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더욱 구체화하고 명확히 적용해야 한다.

지자체 및 교육청 단위의 전담 변호인단 상시 운영: 교사가 소송에 휘말렸을 때 개인이 비용을 대고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교육청이 전적으로 소송과 행정 처리를 전담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대안 ②: 교사 개인을 보호하는 '민원 대응 시스템' 단일화

교사 개인의 휴대전화나 개인 메신저를 통한 학부모의 직접 연락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학교 단위 통합 민원 창구 개설: 모든 민원은 교사 개인이 아닌 '학교장 직속 민원대응팀'이나 행정실 등 공식 창구로 단일화되어 접수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및 ARS 필터링 도입: 긴급하지 않거나 악의적인 민원은 1차 시스템에서 걸러내고, 정당한 교육 상담만 공식적인 상담 예약제를 통해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대면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강제해야 한다.


대안 ③: 교실 밖 격리 조치 등 실질적 '학생 분리권' 부여

수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거나 폭력성을 띠는 학생이 있을 때, 교사가 즉각적으로 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있어야 한다.

타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한 즉시 분리: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 밖 지정된 장소(교무실, 상담실 등)로 일시 격리하고, 전문 인력(전문상담교사 등)이 케어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출석정지나 전학 등의 강력한 징계가 즉각 실행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안 ④: 학부모의 책무성 강화 및 사회적 연대 구축

가정 교육의 책임 주체인 학부모의 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학부모 서약제 및 특별 교육 의무화: 자녀가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를 저질렀을 경우, 학부모 역시 의무적으로 특별 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과태료 처분 등 실질적인 법적 불이익을 부과해야 한다. 교육은 학교와 가정이 5:5의 책임 지분을 나누어 갖는 공동 작업임을 명확히 인지시켜야 한다.



교사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교단의 붕괴는 단지 교사 개인의 직업적 만족도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 우수한 인재들이 교직을 기피하고, 교실이 무법천지가 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과 국가의 미래로 돌아간다.

교권(敎權)은 교사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권위주의적 특권이 아니다. 교실이라는 신성한 교육 공간에서 다수의 무고한 학생들이 안전하고 질서 있게 배울 수 있도록 보장하는 '최소한의 교육 방어권'있어야한다. 이제 정부와 입법부, 그리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교사의 외침에 답해야 할 때다. 정부의 단호한 법적 정비와 더불어 학부모들의 이성적인 협력이 시급하다.



이정찬

· (전)서울시의회 의원, 서울시의회독도특위위원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 서울남부지방법원조정위원

·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 AI 전문강사

· 저서 : 「지방의회 운영실무」 (2026.6)






작성 2026.07.18 11:54 수정 2026.07.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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