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지난 7월 14일,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이하였다.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날을 기려 지정된 이 국가기념일은, 우리 사회가 3만 4천여 명의 탈북민을 향해 던지는 약속이자 진지한 고백의 시간이다.
하지만 기념식의 수사와 화려한 플래카드를 뒤로하고, 우리는 냉정히 물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진정한 우리 사회의 이웃으로 포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이방인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제3회를 맞이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핵심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시혜적 지원'에서 '자립과 상생'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초기의 탈북민 정책이 기초적인 생활 보장과 정착 지원금 중심의 '시혜적 포용'이었다면, 이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생산적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여전히 많은 탈북민이 남한 사회의 가파른 경쟁과 차별, 양극화의 그늘 속에서 경제적·심리적 고립을 겪고 있다. 이들을 단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약자'로 한정 짓는 시선은 또 다른 장벽을 만들 뿐이다. 기업, 사회적 경제, 교육 현장에서 이들이 정당한 역량을 발휘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사다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남북 통합을 위한 '먼저 온 미래'로서의 가치 재조명
북한이탈주민은 단순한 이주민이 아니다. 이들은 남과 북의 문화, 언어, 가치관을 온몸으로 체득한 '먼저 온 통일'이자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이다.
향후 남북 관계의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를 논할 때, 이들이 남한 사회에서 겪는 적응과 사회통합의 경험은 미래 통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유용한 자산이 된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은 북한 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포용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셋째. '다름'을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성숙
정치적·제도적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남한 주민들의 인식과 태도이다. 말투가 다르다는 이유로, 지나온 삶의 궤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은연중에 행해지는 편견과 고정관념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북한이탈주민을 동화(同化)시켜야 할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채로움을 더해주는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문화적 포용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이질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이웃'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고향을 품고, 평화를 이어야 한다.
단순히 일 년에 하루 그들의 존재를 기억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숙하고 따뜻한 포용력을 가졌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거울이어야 한다. 경계를 넘어 이웃이 된 이들과 함께 웃을 수 있을 때, 우리가 꿈꾸는 포용 사회와 평화로운 미래 역시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전승환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Job & Future News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