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얼굴, 건물 외벽이 면한 수난과 관리의 한계
오늘날 현대 도시의 정체성과 품격은 수많은 건축물이 이루는 실루엣에서 완성된다. 건물의 외벽은 구조물을 감싸는 껍데기를 이르는 말이 아니다. 그 도시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세련되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에 가깝다. 그러나 화려한 도심의 외관 뒤편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할 수 없이 누적되는 치명적인 문제, 바로 ‘외벽 오염’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기후 환경은 강수와 폭염, 한파가 반복되는 사계절 특성과 더불어 황사, 해풍, 미세먼지 등 외부 오염 물질에 노출되어 있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와 기름때, 화학 물질이 상공에 머물다가 빗물과 섞여 건물 외벽, 창틀, 옥상 난간, 환기구 등을 타고 흘러내릴 때 건물 벽면에는 검게 찌든 얼룩, 일명 ‘검은 눈물 자국(Rain streak)’이 형성된다. 이러한 얼룩은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건물의 생애주기(Life Cycle)를 직접적으로 단축시킨다. 오염 물질이 내부로 침투하면 외벽 자재의 부식이 가속화되고 균열이 발생해 구조적 안정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동안의 외벽 관리는 오염이 심각해진 이후 고비용을 들여 청소하거나 고위험의 로프 작업으로 외벽을 다시 칠하는 ‘사후 약방문’식 대응에 의존해 왔다. 잦은 재도색과 청소는 막대한 장기수선 충당금을 소모시키고, 작업자의 안전사고 위험과 도료 사용에 따른 환경 오염이라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외벽 오염 발생 자체를 사전에 막는 근본적인 기술적 해법이 절실했던 이유다.
◆제주의 자연환경에서 입증된 역발상 기술, ‘벽크린시스템’
이러한 건축 업계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이가 바로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벽크린산업의 백종원 대표다. 바람이 세고 습하며, 해풍과 미세먼지가 강하게 작용하는 제주도는 건축물 외벽 관리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혹독한 조건을 갖춘 지역 중 하나다. 백 대표는 수년간 현장을 발로 뛰며 외벽 오염의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오염의 주원인이 외벽 표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빗물과 생활하수가 벽면을 타고 유입되는 구조적 동선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백 대표는 “얼룩이 진 뒤에 위험을 무릅쓰고 닦아내거나 칠을 다시 하는 방식은 매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길바닥에 버리는 것과 같다. 오염원인 자체를 외벽에 닿지 않게 막아내는 ‘원천 차단 기술’이야말로 건물 자산과 환경을 동시에 지키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한다.
백 대표가 고안해 낸 ‘벽크린시스템’의 핵심 원리는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역발상에 기반한다. 벽면을 따라 흐르는 오염수를 닦아내는 방식 대신, 물이 벽면에 아예 닿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띄워서 허공으로 낙하시키는 유체 기술이다.
특허 받은 벽크린 배수 장치는 창틀, 옥상 난간, 간판, 환기구 등 빗물이 집수되어 흐르는 주요 길목에 설치된다. 흘러내리는 빗물은 장치의 유도면을 따라 벽면과 일정 거리를 두고 허공으로 떨어진다. 물과 외벽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여 오염 물질이 벽면에 착착 붙어 착색되는 현상을 완벽에 가깝게 방지하는 구조다. 이 기술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친환경 소재(창호용 ABS, PVC)로 제작되어 누구나 쉽게 시공할 수 있는 뛰어난 범용성을 자랑한다. 신축 건물은 물론, 이미 오염이 진행 중인 기존 건축물에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창호 프레임 및 건물 외관과 조화를 이루는 컬러와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하여 건축물 고유의 미학적 완성도를 유지한다.
◆경제성과 ESG 가치를 동시에 잡은 혁신적 성과
벽크린시스템의 도입은 건설사, 건물주, 그리고 입주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도색 주기의 획기적 연장’이다. 벽크린시스템을 적용한 건물은 일반 건물에 비해 외벽 도색 및 청소 주기가 최소 2배 이상 늘어난다. 이는 건물의 전체 유지관리 비용을 대폭 절감하여 입주민의 장기수선 충당금 부담을 대폭 줄여준다.
더불어 최근 기업 경영과 부동산 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도 높은 가치를 발휘한다. 외벽 재도색 횟수가 줄어들면 페인트 도료 사용량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배출이 감소하여 탄소 중립 및 환경 오염 방지에 기여한다. 또한 고층 로프 작업에 따른 안전사고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줄임으로써 안전한 건물 관리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기술적 우수성을 바탕으로 벽크린산업은 한국일보 우수특허 대상, 조선일보 기술혁신대상, 대한민국 창조경영대상, 대한민국 평화공헌대상 등 다수의 공인된 상을 석권했다. YTN 사이언스 ‘극찬기업’ 등 주요 언론 매체에 고도화된 건축 외벽 솔루션으로 조명받으며 기술의 독창성과 시장성을 입증받았다.
현재 벽크린산업은 창틀용 배수장치에서 시작하여 옥상 난간캡, 녹물받이, 우수 물막이, 옥상 난간용 얼룩 방지 장치 등 건축물의 모든 외벽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다양한 파생 라인업을 구축하며 종합 외벽 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불편함에 대한 관심이 발명의 시작... 기술로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
벽크린산업을 이끄는 백종원 대표의 시선은 기업의 이윤 창출이라는 1차원적 목표에 갇혀 있지 않다. 그는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과 사회적 기여를 병행해 오고 있다.
백 대표의 발명 스토리는 유·초등용 발명 교재인 《선생님! 발명스토리텔링 들려주세요》에 수록되어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인상 깊은 교육적 귀감이 되었다. 그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함을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깊이 관찰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곧 발명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백 대표는 “깨끗하게 유지되는 외벽은 건물주에게 소중한 자산을 보호하는 길이자, 도시에 사는 시민들에게 쾌적하고 품격 있는 도시 환경을 선물하는 일이며, 나아가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 가능한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향한 소리 없는 건축 혁신
도시의 경관은 그 사회의 기술력과 문화적 수준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벽크린산업이 이뤄낸 기술적 성과는 빗물을 가로막는 작은 장치 하나에 실리는 무게감을 입증한다.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늘리고,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도시 전체의 정체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술적 전환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제주라는 혹독한 기후 현장에서 출발해 전국 건축 현장에 정교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벽크린산업. 작은 일상의 관찰에서 시작된 백종원 대표의 발명가 정신과 기술 혁신은, 오늘도 우리 도시의 외벽을 깨끗하게 지켜내며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다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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