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모 원장 “최저임금 2.9% 인상,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생활안정자금 한도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2026년 최저임금이 시간급 10,320원으로 확정됐다. 2025년 대비 290원(2.9%) 인상이며, 월 환산액은 209시간 기준 215만 6,880원이다. 17년 만에 노사 합의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지만,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물가와 생활비 상승 속도가 임금 인상 속도를 앞지르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근로자의 실질 가처분소득은 여전히 팍팍하다.
이 지점에서 다시 주목해야 할 제도가 사내근로복지기금이다. 근로복지기본법은 기금법인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재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재산 중 일부를 대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비, 혼례비, 자녀양육비, 노부모 부양비 등 목적에 따라 대부 한도를 정관에 명시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상당수 기업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이 한도를 수년째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생활안정자금 융자 한도(의료비 1천만 원, 노부모 부양비·자녀양육비 각 2천만 원 등)와 비교했을 때, 개별 기업 기금의 대부 한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고정된 사례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근로자의 실질임금 논쟁이 반복되지만, 정작 근로자의 재산 형성과 생활 안정을 직접 지원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실효성 점검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기금의 대부 한도가 물가와 임금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면, 제도는 있으나 체감 혜택은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한다.

공개된 기금 운영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도 재검토는 복지기금협의회 의결과 정관 변경만으로 충분히 가능한, 비교적 실행 난도가 낮은 과제다. 그럼에도 매년 정기적으로 이를 점검하는 기금법인은 많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지금이야말로 각 기업이 자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생활안정자금 한도와 재원 배분을 다시 들여다볼 시점이다. 제도의 취지가 근로자의 실질적인 생활 안정에 있다면, 그 기준선도 시대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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