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여러 채의 주택이나 토지를 보유했다고 해서 새 아파트 분양을 다 받을 수는 없다. 도시정비법은 부동산 투기와 지분 쪼개기를 막고 조합원 간 주택 공급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 엄격한 제한 규정을 둔다. 이 때문에 법 규정을 잘못 이해하거나 거래 시점을 놓치면 분양권 대신 현금청산 대상이 돼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1세대 1주택 공급’이다.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실제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은 한 채뿐이다. 여기서 ‘1세대’는 주민등록상 세대가 아닌, 실제 함께 거주하며 생계를 공유하는 실질적인 단위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주민등록상 같은 세대라도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형제자매는 별도 세대로 인정돼 각각 분양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기준은 분양 신청 마감일인 분양설계 기준일뿐 아니라 사업 최종 단계인 이전고시일까지 모두 적용된다. 따라서 분양 신청 후 주택을 추가로 매입해도 분양 자격은 변하지 않는다.
예외도 있다. ‘1+1 분양’ 제도는 종전 자산 가격이나 주거 전용면적 범위 내에서 2주택 분양을 허용한다. 추가로 받는 주택은 전용면적 60㎡ 이하여야 하며, 이전고시 다음 날부터 3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전매하거나 알선하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또 이전고시 전에는 두 주택 분양권을 다른 사람에게 분리해 팔 수 없다. 분양권과 종전 재산 권리를 분리 처분하는 행위는 정비사업 안정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다주택 분양 혜택은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사업’에 한정된다. 재개발은 1+1 분양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1주택만 공급한다. 반면 재건축은 서울 등 과밀억제권역에서는 최대 3주택까지, 비과밀억제권역에서는 소유 주택 수만큼 분양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시점에 구역이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면 다주택 공급 혜택은 사라지고 1주택 또는 1+1 분양만 가능하다.
특히 일반 매수자가 재건축 구역에서 겪는 문제는 규제지역 지정 전 ‘쪼개기 매수’에 대한 구제 여부다. 비과밀억제권역 재건축은 규제 지정 전 다물권자로부터 주택을 산 선의의 양수인을 보호하기 위해 양도인과 양수인 각각 1주택 분양을 인정한다. 반면 서울 등 과밀억제권역 재건축은 이런 구제 규정이 없다. 과밀억제권역은 언제든 규제 지정이 예상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 후 규제지역 지정 전에 다물권자 매물을 매입해도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시점에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양수인은 독자적 입주권 없이 1주택을 공동 분양받거나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정비사업 입주권은 사업 유형, 과밀억제권역 여부, 규제지역 지정 시점, 소유권 양도 시기 등 복잡한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법리적 차이와 공급 제한 요건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하면 예상과 다른 입주권을 받거나 현금청산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분양 자격과 관련 요건을 철저히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홍봉주 H&P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복잡한 법적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조합과 사업 진행 상황을 꼼꼼히 살펴야 입주권 관련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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