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체계를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 개편으로 인해 1주택자와 3주택 이상 다주택자 간 세 부담 격차는 오히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본공제액 차이가 확대되고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주택자보다 10%포인트 높은 80%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계획한 종부세 개편이 완성되는 2028년부터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세액 차이가 현재보다 더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도 두 그룹 간 종부세 차이는 주택 시가가 높아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재산세, 보유 기간과 연령에 따른 공제, 세 부담 상한 등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아파트 시가 14억원 수준에서 약 2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며, 시가가 높아질수록 격차가 커진다.
예를 들어 시가 20억원인 경우 3주택자의 종부세가 1주택자보다 약 90만원 많다. 30억원은 157만원, 40억원은 180만원, 50억원은 465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시가 80억원에서는 세액 차이가 약 1588만원에 달한다. 2028년에는 기본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으로 이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 산정 시 주택 공시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과세 대상 금액을 결정하는 지표다. 같은 주택 가격이라도 이 비율이 높으면 과세표준이 커져 세 부담이 늘어난다. 개편안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보유자는 80%를 적용받아 1주택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과세표준이 책정된다.
2028년 기준으로 보면, 1주택자와 3주택자가 모두 비거주자인 경우 시가 20억원에서 종부세 차이는 약 599만원이다. 시가가 30억원이면 767만원, 80억원에서는 2586만원까지 격차가 확대된다. 다만 시가가 계속 상승해 비거주 다주택자의 주택 가액이 134억원에 이르면 세액 차이는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 격차가 줄어드는 시점도 다르다. 거주하는 1주택자와 3주택 가운데 한 채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시가 148억원부터 세 부담 차이가 줄기 시작한다. 반면 1주택자는 비거주이고 3주택자 중 한 채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시가 95억원에서 격차가 감소한다. 가장 오랜 기간 세 부담 격차가 유지되는 경우는 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3주택자 비교 시다. 이 경우 시가 158억원에 이르러야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 같은 차이는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거주 주택 관련 과표 인하 효과 때문이다.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거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거주 1주택자는 14억원,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이 기본공제 대상이다. 반면 다주택자는 주택 가액과 거주 상태를 반영해 기본공제가 산정된다. 이번 분석에서는 3주택자가 보유 주택 합산가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정부가 종부세 개편을 추진하는 주요 목적은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다. 기존 제도에서는 같은 30억원의 자산이라도 3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가진 1주택자보다 10억원짜리 주택 세 채를 가진 다주택자가 훨씬 높은 세금을 낸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주택 수 대신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세율 체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세율 체계를 단일화하더라도 과세표준 산정 단계에서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차이로 인해 세 부담 차이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가격이 낮은 다주택자의 경우 세율 체계가 바뀌어도 과세표준 산정 과정에서 불리한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 반면 초고가 1주택자는 개편으로 일부 세 부담이 조정돼 다주택자와의 세액 격차가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는 종부세 세액의 일정 부분을 공제받았으나 2028년부터는 새 공제 한도에 따라 부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종부세 개편은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택 수에 따른 세율 차이를 없애면서 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세제 혜택을 유지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기획재정부는 "동일한 공시가격임에도 거주용 1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 부담 격차가 다소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거주 중심 주택시장 정착과 공정과세, 과세 형평 제고라는 원칙에 따른 종부세 개편 결과"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