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약 40조 원에 달하는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취득해 모두 소각하는 대대적인 주주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2027년까지 누적 잉여 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절반 이상을 주주 환원에 활용할 방침이며, 자사주 소각과 더불어 배당 확대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8월19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4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계획이 승인되었으며, 오는 20일부터 약 3개월 동안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누적 잉여 현금환원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주주환원 비율을 상향하였으며, 고정 배당뿐 아니라 특별배당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추가 환원 계획은 오는 10월 말쯤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주주 환원 강화 발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 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경험한 주가 하락세에 대응하며, 반도체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 국채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결정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실제로 7월 ADR 상장 직전 한국 증시에서 218만 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8월19일 현재 150만 원대로 30% 이상 감소했고, 이날 하루에만 9.75% 떨어졌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 계획 발표 직후 NXT 애프터마켓에서는 주가가 5% 이상 반등했고, 미국 나스닥 상장 ADR 주식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과급 일부 주식 지급 합의안 조율 상황
노사 관계 면에서는 SK하이닉스와 노동조합이 성과급 중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던 성과급(영업이익의 10%) 중 일정 부분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해당 주식의 매도 제한 기간을 설정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비율과 제한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성과급의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18일 이천 캠퍼스에서 열린 대표자 교섭과 장시간 협상 끝에 마련된 이 잠정 합의 안은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만약 부결될 경우 임단협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며, 최근 출범한 하이닉스 통합 노동조합이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도 있다. 통합 노조는 현금 성과급 지급 원칙 유지와 투명한 교섭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압력과 주주들의 반발도 이번 합의 안 제출 배경에 자리한다. 대규모 현금성 성과급 지급이 주주 가치 훼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일부 소액주주 단체는 영업이익의 일부를 임단협 없이 지급하는 것을 회사 자산 유출로 간주해 대표이사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또한, 대규모 현금 성과급 유입이 국내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가 반응과 투자환경 변화 전망
경쟁사 삼성전자가 전액 자사주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매년 일부만 매도를 허용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점도 SK하이닉스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기존 현금 지급 방침에서 일부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적으로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자사주 취득·소각과 배당 확대, 그리고 성과급 제도 개편을 통해 주주가치와 내부 협력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려 하지만, 주가 변동성, 사회 여론, 노사 갈등 등 다양한 변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주주 및 투자자, 노조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전략 조율이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로 자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