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재택근무가 단순한 근무 방식의 변화를 넘어 우리의 주거 문화와 소비 패턴을 전면적으로 바꾸고 있다. 집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오피스 공간 구성, 인테리어, 가구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정보통신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 등 화이트칼라 중심으로 주 3~4일 이상 재택근무를 실행하는 기업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노동인구의 20% 이상이 월 1회 이상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집에서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이러한 수요 변화는 가구·가전업계에 직접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대형 가구 업체들의 홈오피스 전용 제품 라인이 지난해 대비 50%대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고, 오피스 스탠드, 인체공학적 의자, 수납용 책장 등 전문 제품들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도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재택근무 확대에 따라 주택 선택 기준이 면적, 채광, 환기 같은 기본요소에서 '홈오피스 공간 확보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서초 지역의 오피스텔과 넓은 침실을 갖춘 평형대의 전세·매매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 인테리어 전문가는 "과거에는 거실과 침실의 구분만 중요했다면, 이제는 업무 공간으로 쓸 수 있는 독립된 룸, 또는 충분한 채광과 환기가 가능한 방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향후 주택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택근무 공간을 고려하는 신축 아파트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의 일상화는 또한 커피, 간식, 생활용품 등 생활 밀착형 소비 패턴도 바꾸고 있다.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홈카페 구성, 건강식 식품, 공기청정기 등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월 평균 생활용품 구매액이 일반 직장인보다 2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택근무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의 사무실 축소 움직임, 도심 외곽 및 지방으로의 이주 증가, 지역 기반 비즈니스 활성화 등 재택근무는 도시 구조와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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