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기업컨설턴트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차량 구입을 앞두고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업자 명의로 차를 사면 전부 비용처리할 수 있나요?”
차량을 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사업자 명의로 구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차량 구입비와 유지비가 모두 자동으로 비용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반 승용차는 세법상 ‘업무용승용차’ 관련 규정을 별도로 적용받을 수 있어 차량의 종류, 실제 업무사용 여부, 운행기록, 보험가입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잘못 이해하면 차량을 구입한 뒤 예상했던 만큼 비용처리를 하지 못하거나, 세무신고 과정에서 추가적인 관리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첫 번째, 차량 가격을 구입한 해에 한 번에 비용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사업자가 사업용 차량을 구입했다고 해서 차량 구입대금 전액을 그해 경비로 바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복식부기의무자가 세법상 업무용승용차를 취득한 경우 차량가액은 감가상각을 통해 일정 기간에 걸쳐 필요경비로 반영하는 구조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업무용승용차의 감가상각방법을 정액법으로 하고 내용연수를 5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업무용승용차별 감가상각비는 업무사용금액 중 연간 8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당해 연도 필요경비 산입이 제한되고, 초과액은 이후 과세기간으로 이월해 일정 요건에 따라 비용처리한다.
따라서 고가 차량을 구입했다고 해서 구입금액이 큰 만큼 당장 종합소득세가 크게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다.
두 번째, 차량 관련 지출은 생각보다 범위가 넓다
업무용승용차 관련비용에는 단순히 차량 구입비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세법에서는 감가상각비뿐 아니라 임차료, 유류비, 보험료, 수선비, 자동차세, 통행료 및 금융리스 관련 이자비용 등 차량의 취득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업무용승용차 관련비용으로 보고 있다.
즉 차량을 실제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면 주유비나 보험료 등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차량에 들어간 돈’이 아니라 ‘사업을 위해 사용한 금액인가’이다.
대표자의 개인적인 여행이나 가족의 사적 이용 등 사업과 관련 없는 사용 부분까지 당연히 사업경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용과 개인용 사용이 섞여 있다면 업무사용분을 구분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운행기록부는 비용처리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다
업무용승용차를 운행한다면 운행기록은 단순한 형식적인 서류로 볼 수 없다.
현행 시행령은 운행기록에 따라 전체 주행거리 중 업무용 사용거리가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고 이를 업무용승용차 관련비용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무용 사용거리에는 사업장 방문, 거래처·대리점 방문, 회의 참석, 판촉활동뿐 아니라 직무와 관련된 출·퇴근 등도 포함될 수 있다.
운행기록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언제나 차량 관련비용 전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규정상 해당 과세기간 업무용승용차 관련비용이 1,500만원 이하라면 운행기록을 작성하지 않아도 일정 요건 아래 업무사용비율을 100%로 보는 방식이 존재한다.
반면 관련비용이 1,500만원을 초과하면 운행기록이 없는 경우 인정 가능한 업무사용비율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운행일지는 귀찮으니 안 써도 된다”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보다 차량 관련비용 규모와 실제 사용 형태를 보고 관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네 번째, 2026년에는 업무전용자동차보험을 더 주의해서 봐야 한다
개인사업자의 업무용승용차에서 최근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업무전용자동차보험이다.
업무용승용차 관련 규정이 적용되는 복식부기의무자의 경우 차량 수와 보험가입 여부에 따라 업무사용금액 인정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현행 시행령에 따르면 업무전용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업자별 업무용승용차 1대에 대해서는 업무사용비율금액을 인정하는 구조가 있지만, 1대를 초과하는 차량은 보험 미가입 시 업무사용비율금액이 인정되지 않는 구조다.
특히 일부 일반 사업자에게 적용되던 50% 인정 경과규정은 2025년 12월 31일까지 발생한 비용에 대한 규정이므로, 2026년 차량 관리에서는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차량을 두 대 이상 사용하는 개인사업자라면 차량 구입 전부터 업무전용자동차보험 적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 ‘종합소득세 비용처리’와 ‘부가가치세 환급’은 다른 문제다
사업자들이 차량을 구입하면서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 중 하나다.
“사업에 쓰는 차량이니 부가세도 돌려받을 수 있겠죠?”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부가가치세법은 개별소비세 과세대상 승용자동차의 구입·임차·유지와 관련된 매입세액을 원칙적으로 공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운수업이나 자동차판매업 등 법령에서 정한 업종에서 직접 영업에 사용하는 차량 등은 예외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종합소득세 계산에서 일정 금액이 필요경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사실과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또 차량 형태와 승차정원 등에 따라 세법상 분류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화물자동차나 일정 승합자동차 등은 일반 승용차와 세무처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차량 계약 전에 차종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업자 명의로 사는 것보다 ‘어떤 차량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차량 비용처리 상담을 하다 보면 이미 차량을 계약한 뒤 세금 혜택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차량은 구입하기 전에 검토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차량 종류가 무엇인지, 사업에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개인사용이 섞이는지, 보유 차량이 몇 대인지, 업무전용보험이 필요한지, 운행기록을 작성할 것인지에 따라 실제 세무처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 가격만 보고 “비싼 차를 사면 비용처리를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감가상각비의 연간 한도와 업무사용비율 등을 고려하면 실제 세금에 반영되는 시기와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차량 구입 전에 다섯 가지만 확인하자
개인사업자가 차량 구입을 검토한다면 최소한 다음 사항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첫째, 해당 차량이 세법상 업무용승용차 규제 대상인지.
둘째, 종합소득세상 필요경비와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를 구분했는지.
셋째, 사업용과 개인용 사용을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
넷째, 운행기록부 작성이 필요한 상황인지.
다섯째, 업무전용자동차보험 가입 대상과 차량 수를 확인했는지.
차량 절세의 핵심은 사업자 명의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차량을 구입하기 전부터 세법상 차종을 확인하고, 실제 업무사용 형태에 맞게 증빙과 운행기록, 보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에 이르는 만큼 계약을 먼저 하고 세무처리를 나중에 고민하기보다, 구입 전에 비용 인정 가능 범위와 세금 효과를 검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개인사업자 및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노무·정부지원사업·정책자금 등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실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자의 상황을 분석해 적용 가능한 제도와 세무·노무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하는 것을 중심으로 컨설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