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하던 가게에 사람을 들이는 날, 사장의 지위가 바뀐다. 사업자에서 고용주가 된다. 세법에 더해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변화를 실감하는 시점이 대개 너무 늦다. 직원과 사이가 틀어졌을 때, 혹은 퇴사한 직원이 노동청에 진정을 냈을 때다. 그제야 근로계약서를 찾는다. 대부분 없다.
이번 회는 사람을 뽑기 전에 정해두어야 할 것들을 다룬다. 사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계약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첫날 써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과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을 서면으로 명시해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채용을 확정한 뒤가 아니라 근로를 시작하는 시점에 이미 의무가 발생한다.
지키지 않으면 제재가 따른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다. 벌금은 형사처벌이고 과태료는 행정처분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지만, 사장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아르바이트는 안 써도 된다"는 것이다. 사실이 아니다. 하루를 일해도 근로계약서는 필요하다. 오히려 단시간 근로자는 근로일별 근로시간까지 적어야 해서 요구되는 항목이 더 많다.
계약서를 쓰는 것이 사장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사장도 있다. 반대다. 근무시간과 업무 범위, 임금 구성을 문서로 정해두지 않으면 분쟁이 생겼을 때 근거가 없는 쪽은 사장이다. 계약서는 직원을 위한 서류가 아니라 양쪽을 위한 서류다.
주 15시간, 1시간 차이로 갈린다
사람을 뽑기로 했다면 다음은 시간 설계다. 여기에 첫 번째 분기점이 있다. 1주 소정근로시간 15시간이다.
주 15시간 이상이면 주휴수당이 발생한다. 연차유급휴가와 퇴직금 대상도 된다. 미만이면 이 셋이 모두 발생하지 않고, 4대보험 중 고용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 가입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2026년 최저시급 10,32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주 14시간 근무자의 월 인건비는 62만 7,766원이다. 주 15시간이면 주휴수당이 붙어 80만 7,127원이 된다. 참고로 27년 최저 시급은 10,700원으로 확정됐다.

근무시간을 1시간 늘렸을 뿐인데 월 인건비는 17만 9,362원, 28.6%가 늘어난다. 1시간의 노동력을 더 얻는 대가로는 지나치게 큰 금액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14시간으로 맞추라는 뜻은 아니다. 두 사람을 14시간씩 쓰면 인수인계와 교육, 관리 부담이 두 배가 된다. 사람이 자주 바뀌면 서비스 품질도 흔들린다. 중요한 것은 이 경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시간표를 짜는 것이다. 모르고 15시간을 넘겼다가 나중에 주휴수당을 소급 청구받는 경우가 가장 나쁘다.
상시근로자 5명, 두 번째 경계선
사업이 커지면 두 번째 경계선을 만난다. 상시근로자 5명이다. 여기를 넘으면 근로기준법의 상당수 조항이 새로 적용된다.

가장 부담이 큰 것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초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만 지급하면 되지만, 5인 이상이 되면 1.5배를 줘야 한다. 여기에 연 15일의 연차유급휴가가 더해진다.
문제는 이 인원 계산을 사장들이 자주 틀린다는 점이다. "우리는 정직원 4명"이라고 답하는 사장이 많은데, 상시근로자 수는 명함에 적힌 직급이 아니라 실제 사용한 근로자 수로 산정한다. 단시간 근로자와 일용직도 산정에 들어갈 수 있다.
산정 방식도 단순 인원수가 아니다.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한 연인원을 가동일수로 나누는 방식이라, 날마다 인원이 달라지는 음식점은 직접 계산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다섯 명 언저리에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월급 215만원이 215만원이 아닌 이유
마지막으로 인건비 계산 자체를 짚어야 한다. 지난 회에서 매출에 부가세가 숨어 있다고 썼다. 인건비에도 비슷한 착오가 있다.
2026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주 40시간 기준 2,156,880원이다. 많은 사장이 이 금액을 인건비로 잡는다. 그러나 실제로 나가는 돈은 다르다. 4대보험 사업주 부담분이 약 25만원, 퇴직급여 적립분이 약 18만원 더 붙는다.

합치면 약 258만원이다. 계약 월급의 1.2배다. 직원 세 명이면 계획과 실제 사이에 월 130만원 가까운 차이가 생긴다. 사업계획을 세울 때는 계약 월급이 아니라 여기에 1.2를 곱한 금액을 인건비로 잡아야 한다.
다만 부담을 줄이는 제도도 있다. 소규모 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에 대해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 고용을 늘린 기업의 세액을 공제하는 통합고용세액공제 등이 대표적이다. 요건과 지원 수준은 매년 바뀌므로 채용 전에 확인해야 한다. 사후에 알게 되면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뽑는 일은 사장에게 가장 감정적인 결정이다. 일손이 부족해 급하게 뽑고, 마음이 맞아 조건을 느슨하게 정한다. 그러나 노동관계법은 사장의 사정이나 직원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
계약서를 쓰고, 시간을 설계하고, 실제 부담액을 계산하는 일. 사람을 뽑기 전에 하면 30분이면 끝나지만, 뽑은 뒤에 하면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