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좋아한다고 모두 자동차를 직업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과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긴 거리가 있다.
23년차 중고차 딜러 강우규의 출발도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던 한 청년이 친구의 권유로 중고차 일을 접했고, 그 선택은 결국 20년 넘게 이어지는 직업이 됐다.
그의 첫 판매 차량은 레조 LPG였다. 하지만 강우규의 자동차 인생을 설명하는 것은 첫 판매 실적보다 그 이후의 시간이다. 전국을 다니며 차를 직접 보고 운전했고, 사람을 만나며 내성적인 성격을 조금씩 바꿨다. 무엇보다 당시 중고차 딜러에 대한 선입견 속에서 고객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를 배웠다.
자동차를 팔기 전에, 그는 자동차와 사람을 배웠다.

1. 스물넷,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중고차 일이 직업이 됐다
강우규는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다. 보배드림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여러 차량과 자동차 정보를 찾아보며 언젠가는 자신이 원하는 차를 직접 소유하고 싶다는 꿈도 키웠다.
직업으로서 자동차와 만난 것은 2004년 5월 군 복무를 마친 뒤였다. 당시 24세였던 그는 친구의 권유로 중고차 딜러 일을 시작했다. 처음 1년은 친구 밑에서 차량 매입과 판매, 고객 응대 등 현장 실무를 익혔다. 이후 독립해 서울 가양동 한성자동차매매단지에서 본격적인 딜러 생활에 들어갔다.
처음 판매한 차는 레조 LPG였다.
처음부터 23년을 내다본 선택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동차가 좋다는 단순한 마음은 현장에서 차를 배우는 힘이 됐다. 제 힘으로 번 돈으로 첫 차를 마련하고, 갖고 싶었던 자동차를 하나씩 직접 소유하고 경험하면서 일에 대한 흥미도 깊어졌다.

2. 전국을 달리며 배운 것은 ‘차는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초기의 강우규는 인터넷에 올라온 개인 판매 차량을 찾아 직접 매입했다. 좋은 차가 있다면 거리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부산이나 사천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 비행기를 타고 내려간 적도 있었다. 매입한 차량은 직접 운전해 돌아왔다.
그 시간이 자동차를 배우는 또 하나의 학교가 됐다.
장거리를 직접 운전하면서 차종마다 다른 주행감과 장단점을 몸으로 익혔다. 이 경험은 이후 고객에게 차량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줬다. 지금도 고객이 방문하거나 문의하면 가능하면 시운전을 권하는 이유다. 중고차 시승과 차량 선택에서 설명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경험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자동차는 제원표만으로 모두 알 수 없다.
운전석에 앉아봐야 보이는 것이 있다.

3. 슈트를 입은 중고차 딜러, 차보다 먼저 신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강우규에게 또 하나의 변화는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내성적이었다. 일을 시작한 첫해에는 한 어르신 고객으로부터 젊은 사람이 왜 힘든 일을 하느냐며 다른 길을 찾아보라는 권유도 받았다.
그래도 자동차가 좋았다. 일이 즐거웠다.
신차 영업사원들과 교류하면서는 영업 방식과 고객 응대, 기본적인 예절과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후 그는 항상 슈트를 입고 고객을 만나는 등 복장과 태도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함께 고객을 만나러 가면 신차 영업사원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 좋지 않았던 중고차 딜러 이미지를 말로 반박하기보다 자신의 태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셈이다.
23년이라는 경력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아하는 자동차를 직접 찾아다니고, 운전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자신을 바꾸는 시간이 쌓여야 한다. 강우규에게 자동차는 그렇게 취미에서 직업으로, 직업에서 삶의 방식으로 조금씩 자리를 넓혀갔다.
첫 차, 레조 LPG를 만났던 것, 그러나 그때 시작된 것은 자동차 한 대의 판매만이 아니었다.
자동차를 맡길 사람이 되기 위한 긴 시간이 함께 출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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