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허유빈기자] 10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상승한 가운데, 소득 수준에 따른 가계의 소비지출 구조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는 전제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1.1%였지만, 소득 상위 20% 가구는 12.0%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0.2%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생활물가는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거나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한 지표다.
생활 물가 안에서도 품목별 상승 폭은 달랐다. 생활물가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지만, 식품 외 품목은 3.2% 올랐다. 생활물가 전체 상승률만 보면 비교적 완만한 흐름으로 보이지만, 식품 외 품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 나타났다.
신선식품 가격은 하락했다. 10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2% 내렸다. 세부적으로 신선채소는 11.3%, 신선과실은 8.6% 하락했지만, 신선어개는 6.0%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의 하락이 모든 식품의 가격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어개·채소·과실 들 일부 품목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지출 목적별로 살펴봐도 상승률에는 차이가 있었다. 교통은 전년 동월 대비 6.8% 상승해 주요 지출 분야 가운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락·문화는 5.1%, 기타 상품·서비스는 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4.0% 올랐다. 반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0.5%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도 소비 목적에 따라 가격 변화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물가 흐름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가계의 소비지출 구조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37만2천원으로 전년 동분기보다 5.2% 증가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519만9천원으로 같은 기간 5.2% 늘었다.
두 집단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같았지만 지출 항목별 비중은 달랐다.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1.1%로 가장 높았다. 주거·수도·광열은 19.7%, 음식·숙박은 13.6%였다. 반면 5분위 가구는 음식·숙박이 1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교통·운송 13.9%, 식료품·비주류음료 12.0% 순으로 나타났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 비중은 1분위가 21.1%, 5분위가 12.0%로 0.1%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는 각 소득 분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해당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한 결과다.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지출을 구성하는 항목과 비중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자료만으로 소득 하위 가구가 실제로 더 높은 물가 상승을 경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비자물가동향은 2026년 10월의 가격 변화를, 가계동향조사는 같은 해 2분기의 소비지출 구조를 보여준다. 조사 시점과 측정 대상이 다른 만큼 두 통계를 결합해 특정 소득계층의 체감물가 상승률을 산출할 수는 없다.
평균 물가 상승률은 전체적인 가격 변화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다. 그러나 가구마다 지출하는 항목과 비중은 같지 않다. 같은 물가 변화라도 어떤 품목에 얼마나 지출하는지에 따라 가계가 마주하는 소비 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물가를 살펴볼 때 전체 상승률뿐 아니라 품목별 가격 변화와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지출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