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과 수출에 미치는 직접 영향
2026년 6월 20일 영국 정부가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 도입 로드맵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의 철강·알루미늄 등 고탄소 제조업체는 2027년 시행을 앞두고 탄소 배출량 측정 체계 구축과 수출 비용 구조 재편이라는 실질적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 제도는 수입업자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 인증서'를 구매하도록 강제하며, 인증서 가격은 영국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시세와 연동된다. 한국 수출 기업이 지금 당장 배출량 데이터 확보와 비용 분석에 나서지 않으면, 시행 시점에 감당해야 할 비용과 행정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다. 영국 정부는 CBAM을 통해 수입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탄소 인증서를 수입업자가 구매하도록 하며, 이 인증서 가격은 영국 내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가격과 연동된다(영국 정부 발표, 2026년 6월 20일). 영국 재무부는 이 제도의 목적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 보호와 탄소 누출(carbon leakage) 방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 누출이란 자국 내 탄소 규제가 강화될 때 기업들이 규제가 약한 해외로 생산 기지를 이전해 전 지구적 탄소 배출량이 실질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제품별 배출량 공개, 탄소 비용 반영, 공급망 점검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한다. 기업 차원에서 가장 먼저 부담을 느낄 분야는 철강과 알루미늄 등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이다.
영국이 우선 적용 대상으로 명시한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등으로, 이들 산업은 수출 비중이 크고 생산 공정에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한다(영국 정부 로드맵, 2026년 6월). 업계에 따르면 한국 철강 부문은 EU의 유사 제도에 대비해 일부 공정 개선과 감축 계획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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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국 CBAM이 2027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기업들은 남은 기간에 생산 데이터 확보와 탄소 영향 분석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크다. 한국 정부는 수출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정책적 지원과 협상 테이블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영국과 EU의 CBAM 적용 상황을 고려하면, 두 가지 축에서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국내 기업이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게 산정하고 인증받을 수 있도록 행정·기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양자·다자 협상에서 한국산 제품이 과도한 이중 규제를 받지 않도록 외교적 교섭을 강화해야 한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CBAM 도입 취지에 대해 "우리의 야심찬 기후 목표는 국내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으면서 달성되어야 한다. CBAM은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고, 글로벌 탄소 감축 노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CBAM이 영국 국내 산업을 위한 보호 장치 성격을 가짐을 시사하지만, 실제 영향은 구체적 집행 규칙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기업·정부가 준비해야 할 과제
소비자의 체감은 직접 비용보다 간접 비용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수출 기업이 추가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 최종적으로 수입국 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만, 한국 내 가계는 수출 관련 가격 변동보다 국내 산업의 구조적 전환 비용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 예컨대 제철소의 탈탄소화를 위한 설비 투자 비용이 전력요금이나 철강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 건설·제조업 전반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된다.
정부가 기업의 전환 비용 일부를 보조하거나 금융 지원을 제공할지 여부가 가계의 실질 부담을 좌우할 전망이다. CBAM이 보호무역주의적 성격을 띠며 개발도상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선진국의 CBAM 도입이 무역 장벽을 확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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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도 로드맵에서 국제 협력을 통해 CBAM이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만으로 우려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무역 상대국이 제도 적용 방식과 기준을 문제 삼으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 부담은 수출 기업과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반론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탄소 배출 투명성 요구 자체는 무역 규제가 아니라 기후 규제의 확장이다.
탄소 배출을 측정·보고·검증하는 체계가 갖춰지면 기업은 기술 전환의 명확한 기준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한국 기업이 빠르게 적응할 경우 오히려 경쟁 우위를 점할 여지가 생긴다.
EU CBAM 관련 규정을 검토 중인 기업들은 운영 효율화와 저탄소 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국제 협상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불합리한 적용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CBAM의 도전에 대한 대응 전략은 단순한 비용 회피가 아니라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로 삼는 방향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향후 전망과 정책 선택의 의미
기업과 정부가 갖춰야 할 구체적 준비 과제는 크게 세 방향으로 정리된다. 기업은 제품별 탄소 배출량 측정·기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영국 ETS 등 대상국의 인증·거래 시스템과 연동 가능한 내부 회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금융 지원 확대, 수출 증빙·협상용 데이터 제공을 위한 행정 절차 간소화, 국제 무대에서의 적극적인 입장 개진이 요구된다(영국 정부 로드맵, 2026년 6월 발표 내용에 따른 권고). 이 세 방향은 서로 맞물려 기업의 전환 비용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향후 전망을 짚으면, 2027년 시행을 앞둔 영국 CBAM은 EU가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CBAM과 맞물려 글로벌 무역 규범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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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대응 시기를 미루면 비용이 더 커진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단기적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조책과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 전략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보호무역적 방어에 집중하면 한국 제조업은 기술 전환 기회를 잃을 위험에 처한다. 영국 CBAM은 한국 수출 산업에 비용 압박인 동시에, 저탄소 제조 역량을 앞당겨 확보하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FAQ
Q. 일반 소비자가 영국 CBAM으로 당장 체감할 변화는 무엇인가
A. 영국 CBAM은 수입업자가 탄소 인증서를 구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국 내 소비자 가격에 즉각적·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철강·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건설비와 최종 제품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제조 기업이 탈탄소화 설비 투자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경우, 건설·가전 등 연관 산업의 소비재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저탄소 제품 선택지 확대 여부와 정부의 보조금·세제 지원 동향을 주시하는 것이 실질적 대비책이다. 단기 충격보다는 2~3년 뒤 구조적 가격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Q. 중소 수출업체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A. 중소기업은 우선 제품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방법론을 도입해야 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기술 지원과 금융 프로그램을 활용해 초기 도입 비용을 낮추고, 산업별 협의체를 통해 감축 기술을 공동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수출 시장별 규정, 즉 영국의 2027년 시행과 EU의 2026년 단계적 시행 일정을 비교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배출량 데이터를 미리 축적해두면 향후 인증·신고 절차에서 행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저탄소 공정으로의 전환 자체가 중장기적 수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