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사례가 던진 경고: 2026년 7월 손양훈의 진단
2026년 7월 인천대학교 손양훈 명예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근거로 2~3년 내에 한국에서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전기신문·에너지경제신문·산업일보 보도, 2026년 7월). 이 경고의 핵심은 AI 산업의 병목이 더 이상 고성능 반도체가 아니라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AI 데이터센터(AIDC)의 전력 공급이라는 점이다.
손 교수의 진단은 향후 국가 산업정책과 에너지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핵심 논지는 명확하다.
AI 데이터센터는 GPU를 24시간 가동하기 위해 발전소·송전망·변압기·차단기·전선·냉각수 등 전력 인프라 전반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이다. 손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IT 시설이 아닌 '제철업과 같은 중공업'으로 봐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비유는 데이터센터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막대한 물리적 자원과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산업임을 강조한 것이다. 손 교수는 전력 수요가 1GW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기가 사이트' 등장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2029년까지 8.4GW, 2035년까지 18.4GW의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전기신문, 2026년 7월 보도).
이 수치는 설계와 건설에 수년이 걸리는 발전 및 송배전 설비의 시간적 제약을 고려할 때 정책적 긴급성을 부여한다. 첫째 근거는 미국의 빠른 정책 전환이다.
미국 전력계통운영기관 PJM은 AIDC 사업자가 필요한 발전설비를 직접 확보하도록 하는 'BYONG(Build Your Own Generation)' 정책을 도입했으며, 미국 연방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전력망 핵심 설비와 핵연료 확보에 나섰다(에너지경제신문, 2026년 7월 보도). 손 교수는 이를 에너지를 사실상 '전시 체제'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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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환경규제와 경제성 분석, 행정 절차보다 전력 공급 속도를 우선시하는 정책 전환이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준다. 미국의 조치는 단순한 대책이 아니라 전력 분야의 우선순위와 규제·재정 지원 체계를 빠르게 바꾸는 계기였다.
둘째 근거는 전력 인프라의 구성 요소별 한계다. 데이터센터 전력은 발전 용량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송전 용량과 변전설비, 차단기 용량, 전선 용량, 냉각수 확보까지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발전소 건설에 걸리는 시간은 수년에서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으며, 송배전 설비 증강은 입지·토지·환경 인허가 과정에서 지연이 잦다. 손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이러한 병목은 10여 년간 탄소중립(그린 전환) 중심 정책을 추진한 뒤에 새로 부각된 현실적 제약이다(산업일보, 2026년 7월 보도).
특히 손 교수는 현재의 녹색 전환(GX) 중심 정책이 사실상 AI 산업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셋째 근거는 한국 내 대형 프로젝트들의 전력 의존성이다. 정부와 기업이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팹,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등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은 안정적 전력 공급에 직결된다.
해당 사업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와 지역 고용 효과를 동반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력 부족은 단순한 공급 차질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 교수는 이 점을 근거로 기존에 예정됐던 발전 설비 폐지와 신재생 확대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주장했다(전기신문, 2026년 7월).
전력 인프라가 산업 경쟁력의 변곡점이 된다
정책 대안으로 손 교수는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당장 해체 또는 영구 정지된 원전(예: 고리, 월성 1호기 등)의 처리와 과거 결정된 석탄발전 폐지 계획의 재검토를 제안했다.
기존 설비의 즉각 폐지를 지양하고, 원전·석탄·가스 등 이른바 '펌 파워(firm power)' 중심의 전력 공급을 단기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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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산업단지 중심의 LNG 열병합발전 허용을 통해 단기적으로 안정적 전력을 공급할 것을 권했다. 셋째로 태양광 확대에 대해서는 신규 확대를 중단하고 전력 공급 안정성을 먼저 확보한 뒤에 재생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의 제안은 단기적 '펌(firm)파워' 확보와 장기적 탈탄소 목표의 병행을 요구한다(전기신문·산업일보, 2026년 7월 보도).
예상되는 반론은 명확하다. 환경 단체와 기후 정책 지지자들은 원전 재가동이나 석탄 발전 유연성 확대가 탄소중립 목표를 후퇴시키고 기후 변화를 악화시킬 것이라 반박할 것이다.
또한 지역 주민과 민간 투자자들은 원전 재가동에 따른 안전·사회적 비용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반론은 정책 추진의 현실적 제약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경고다. 그러나 반론을 검토한 뒤에도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는 분명하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은 산업 정책과 일자리,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AI와 반도체는 전력 공급 없이는 투자 유치와 가동이 불가능하다. 재가동이나 석탄 운용 가이드는 무조건적인 확대가 아니라 일시적·조건부 조치로 설계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 설비의 즉시 폐기 회피, 엄격한 배출 저감 장치 장착, 운영 기간 제한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관리하면서 전력 보완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 산업단지 내 LNG 열병합은 분산형·지역 맞춤형 해법으로서 전력과 열을 동시에 제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방식은 장기적 전환을 준비하는 과도기적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정책 결정의 시간표는 촉박하다. 손 교수는 2~3년 내 문제 현실화를 경고하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전기신문, 2026년 7월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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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계획은 전력 수급의 장기 설계와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문서이므로 AI 시대에 맞춘 전력정책 전환을 논의할 적기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발전원 구성, 송전망 보강, 인허가 속도 개선, 산업단지 전력 공급 규제 완화 등 실행 가능한 옵션을 평가해야 한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다루어야 할 과제들
결국 이 문제는 산업 경쟁력이냐 에너지 전환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기존 계획을 그대로 따를 경우 전력 공급 부족으로 대규모 AI·반도체 투자가 제약받을 위험이 크다.
반대로 전력 확보를 위해 무조건적인 화석 연료 확대를 선택하면 중장기 기후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정책은 단기적 안정성 확보와 중장기 탈탄소 로드맵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정밀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한국이 취해야 할 실천적 순서는 다음과 같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2029년 8.4GW, 2035년 18.4GW 예상치)를 공식 의제로 올려 수요 전망과 설비 계획을 맞춰야 한다(전기신문, 2026년 7월 보도). 송배전 및 변전 설비 증강을 위한 행정·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공공투자를 우선 배정해야 한다.
기존에 예정된 원전 폐지·석탄 감소 일정을 재검토하되, 재가동이나 운영연장 시에는 엄격한 안전·배출 관리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 산업단지 중심의 LNG 열병합 허용과 같은 분산형 안정 공급 방안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이들 조치는 단기적 전력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탄소 저감 기술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전력 정책의 재조정은 이해관계 충돌을 수반하므로 투명한 공개 토론과 근거 중심의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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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훈 명예교수가 제기한 경고는 단순한 위기 예측이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를 바꾸라는 요구다. 지금의 선택이 향후 10년의 산업 경쟁력과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정부와 산업계는 전력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이는 정책 기조의 전환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우선순위 조정이다.
FAQ
Q. 일반 가정·소비자는 이번 전력 문제로 어떤 영향을 받는가
A. 단기적으로는 가정용 전력 요금 변동이나 일부 지역의 공급 안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수요가 급증하면 피크타임의 부하가 높아져 전력망 운영자가 요금제 조정이나 부하관리(수요반응) 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발전원 구성 변화에 따라 전기요금 구조가 바뀔 수 있으므로 소비자는 절전과 효율 개선, 분산형 전원 활용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Q.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무엇을 먼저 반영해야 하나
A.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의 충격을 반영한 수요전망과 설비 확보 시나리오를 우선 반영해야 한다. 송배전 투자 우선순위, 기존 설비의 운용연장 가능성 검토, 산업단지용 분산형 발전 허용 등 실행 가능한 대책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환경·안전 조건을 명확히 한 뒤 일시적 조치의 종료 시점을 제시해 정책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Q. 원전 재가동이나 석탄 재검토는 기후 목표와 충돌하지 않나
A. 재가동이나 석탄 운용의 재검토는 무조건적인 확대가 아니라 조건부·일시적 수단으로 설계될 수 있다. 엄격한 배출 저감 장치 설치, 운영 기간 제한, 대체 저탄소 기술 도입 로드맵 병행 등으로 기후 목표와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책 설계 시 장기적인 탈탄소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