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전승환] 24년 만의 공항이용료 인상, 인상보다 먼저 답해야 할 것

▲전승환/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24년 만에 공항이용료가 오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제선 여객 공항이용료를 기존 1만7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환승 여객 이용료는 1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4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하면 인상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물가는 올랐고 인건비와 시설 유지·관리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운영 등 공항의 규모가 커진 만큼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늘어났다.
문제는 ‘얼마나 올리느냐’가 아니다. 국민이 내는 돈을 무엇에, 어떻게 쓸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공항이용료는 이름 그대로 공항을 이용하는 국민과 외국인에게 부과되는 비용이다. 따라서 인상을 추진하려면 단순히 “24년 동안 동결됐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추가로 걷는 재원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투입되고, 이용객에게 어떤 서비스 개선으로 돌아오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환승 여객 이용료다. 국제선 환승객의 이용료를 50% 올리는 것이 과연 인천공항의 허브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와 맞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으려면 환승객을 더 많이 끌어들여야 한다. 환승객은 어느 공항을 거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고객이다. 가격과 서비스 경쟁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경쟁 공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허브공항을 만들겠다면서 허브의 핵심 고객인 환승객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 과연 현명한 전략인가. 더구나 인천공항은 면세점과 상업시설 등 다양한 수익원을 가진 공기업이다. 그렇다면 기존 수익은 어떻게 활용해 왔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공기업의 재정 부담을 이용객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라면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반대로 기존 수익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도 시설 투자와 안전·서비스 개선에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그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요금 인상에는 반드시 조건이 따라야 한다.
첫째, 국제 경쟁 공항과 비교해 인상 수준이 적정한지 공개해야 한다.

 

둘째,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혀야 한다.

 

셋째, 시설 개선과 환승 편의 향상 등 약속한 성과가 실제로 나타났는지 사후 검증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공항의 대기시간이 줄고, 환승이 편리해지고, 시설이 안전해지고, 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면 이용객은 추가 비용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돈만 더 내고 달라진 것이 없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부터 공항이용료 인상은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공기업의 손쉬운 재원 확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다. 국가의 첫인상이자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는 관문이다.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비용이라면 국민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24년 동안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인상을 정당화하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더 걷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걷은 돈으로 무엇을 바꾸느냐다. 공항이용료 인상이 정말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면 먼저 보여줘야 한다. 얼마를 더 걷을 것인지보다 그 돈으로 무엇을 개선하고, 언제까지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것인지 말이다.


요금 인상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다. 그 신뢰가 확보될 때 비로소 ‘24년 만의 현실화’라는 말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공항이용료 인상, 인상보다 먼저 답해야 할 것(필자 전승환 제공) ⓒ한국공공정책신문





작성 2026.10.07 11:13 수정 2026.10.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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