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문남규] 얼마가 남아야 정상인가

매출이 아니라 남는 돈이 사업의 체력이다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문장이 있다. "매출은 나오는데 남는 게 없다."

 

이 말을 하는 사장에게 그럼 얼마가 남아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개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남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얼마가 남아야 하는지는 정해둔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준선이 없으면 지금 상태가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다. 이번 회는 그 기준선을 스스로 그어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남는다'는 말은 세 가지 뜻으로 쓰인다

사장들끼리 대화가 어긋나는 첫 번째 이유는 용어다. 같은 "30% 남는다"는 말이 사람마다 다른 것을 가리킨다.

 

 

원가율은 재료비를 매출로 나눈 값이다. 가장 널리 쓰이지만 인건비와 임차료가 빠져 있다. 영업이익률은 가게를 운영해 실제로 남긴 비율이고, 순이익률은 여기서 세금과 이자까지 뺀 최종 결과다.

 

사장이 "30% 남는다"고 할 때 대부분은 원가율을 말하고 있다. 재료비 30%라는 뜻이지 30%가 손에 남는다는 뜻이 아니다. 이 착각 하나로 사업 계획 전체가 흔들린다.

 

3,000만원이 0원이 되기까지

지난 회에서 다룬 음식점으로 계산을 이어가 보자. 월 매출 3,000만원, 재료비 40%, 인건비 700만원, 임차료 300만원인 가게다.

 

사장의 계산으로는 500만원이 남는다. 부가세를 빼면 369만원이 된다는 것까지는 지난 회에서 확인했다. 여기에 두 가지를 더 빼야 한다.

 

첫째는 사장 자신의 인건비다. 같은 규모 가게의 점장을 고용한다면 월 350만원은 줘야 한다. 사장이 그 일을 직접 하고 있다면 그 350만원은 이익이 아니라 노동의 대가다. 비용으로 잡지 않으면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

 

둘째는 감가상각이다. 인테리어와 설비에 1억원을 들였다면 5년 쓴다고 보고 월 167만원씩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돈이 나가지는 않지만, 5년 뒤 다시 1억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과는 월 167만원 적자다. 사장은 500만원이 남는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자기 인건비를 겨우 회수하고 시설 재투자 여력은 만들지 못하는 상태다.

 

이런 가게가 드물지 않다. 통장에 돈이 도는 것과 사업이 남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감가상각을 인식하지 않으면 5년 뒤 재투자 시점에 대출로 메우게 된다.

 

공식은 하나뿐이다

그렇다면 얼마를 팔아야 본전인가. 계산 방법은 하나다.

손익분기 매출 = 고정비 ÷ 공헌이익률. 공헌이익률은 1에서 변동비 비율을 뺀 값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비용을 두 종류로 나누기만 하면 된다.

 

변동비는 매출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비용이다. 재료비와 배달·카드 수수료가 여기 속한다. 고정비는 매출이 없어도 나가는 비용이다. 인건비, 임차료, 공과금, 그리고 사장 인건비가 들어간다.

 

 

위 가게는 변동비가 45%이므로 공헌이익률이 55%다. 고정비 1,500만원을 0.55로 나누면 2,727만원, 판매가 기준으로 월 3,000만원이 나온다. 지금 매출이 정확히 손익분기점이라는 뜻이다.

 

이 계산의 값어치는 숫자 하나로 상태를 말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있다. "요즘 좀 어렵다"가 아니라 "손익분기점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도 보이기 시작한다.

 

매출을 늘릴 것인가, 구조를 바꿀 것인가

월 300만원을 남기고 싶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매출을 늘리는 길. 고정비가 그대로라면 3,600만원을 팔아야 한다. 20% 증가다. 대부분의 사장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이지만, 가장 어렵고 가장 오래 걸린다. 손님을 20% 늘리려면 대개 광고비가 더 들고, 그 광고비는 다시 고정비가 된다.

 

원가율을 낮추는 길. 재료비를 40%에서 37%로 3%포인트만 낮추면 매출이 그대로여도 월 82만원 흑자로 돌아선다. 손익분기 매출도 2,845만원으로 내려간다.

 

 

3%포인트는 거창한 일이 아니다. 폐기율을 줄이고, 잘 안 나가는 메뉴를 정리하고, 거래처를 한 번 비교해보는 수준에서 나오는 숫자다. 매출을 20% 늘리는 것보다 원가율 3%포인트를 줄이는 편이 대개 빠르다.

 

다만 전제가 있다. 재료의 품질을 떨어뜨려 원가율을 낮추면 매출이 함께 빠진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같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새는 곳을 막는 일이다.

 

적정 마진율이 몇 퍼센트냐고 묻는 사장이 많다. 업종 평균은 참고가 될 뿐 답이 되지 못한다. 같은 음식점이라도 임차료와 인건비 구조가 다르면 필요한 마진도 다르기 때문이다.

 

답은 스스로 계산해야 나온다. 고정비를 적고, 변동비 비율을 구하고, 사장 인건비와 감가상각을 빠뜨리지 않으면 된다. 종이 한 장과 계산기로 충분한 일이다.

 

다섯 번에 걸쳐 세금과 사람, 그리고 숫자를 다뤘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알았어야 할 것들이라는 점이다. 이 연재가 첫 장부를 펴기 전의 사장에게 닿기를 바란다.

작성 2026.10.19 15:10 수정 2026.10.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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