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추적=문증훈기자] 충남 보령시 천북면 신덕리 농산물 유통·보관창고의 공동사용 실태와 지붕 태양광시설 설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령시의 공식 답변만으로는 핵심 쟁점의 사실관계와 행정적 판단 근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보령시가 2026년 10월 20일 국민신문고 민원에 회신한 내용에 따르면, 시는 주민 면담 결과만으로 창고 공동사용 여부와 보조사업의 당초 목적 이행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태양광시설의 실제 설치 주체와 계약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개인정보 및 정보공개 관련 사유로 해당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기관 및 법률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조사업 목적 위반이나 관련 절차상 문제가 확인되면 관계 법령과 보조금 교부조건에 따라 시정조치 등 후속 행정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답변에서 핵심은 위법 여부가 확정됐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쟁점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창고 공동사용과 관련해서는 사업계획서와 보조금 교부조건, 실제 운영 현황을 어떻게 대조·검토했는지가 중요하다. 주민 면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어떤 추가 자료를 확인하고 어떤 기준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시설 역시 설치 주체와 계약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적법 또는 위법을 판단할 수는 없다. 시가 보유한 관련 인허가·신고 기록과 사업 관련 자료 등 확인 가능한 자료의 검토 여부, 다른 경로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 가능성도 살펴볼 대목이다.
주민들이 제기한 불이익이나 보복 우려도 마찬가지다. 우려를 인지했다는 설명과 실제로 보호조치를 검토하거나 시행했다는 사실은 구분돼야 한다. 주민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검토했는지 역시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답변에 조사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조사가 없었다거나 행정기관이 고의로 사실 확인을 회피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향후 위반이 확인되면 조치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으로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시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선언적인 조치 약속이 아니다.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어떤 법적·행정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미확인 사항을 어떤 절차로 해소할 것인지다.
행정의 신뢰는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하겠다는 말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객관적인 자료와 판단 근거, 실제 처리 과정이 검증 가능해야 한다. 보령시의 이번 사안 역시 향후 구체적인 사실 확인과 판단 기준, 후속 처리 경과를 통해 행정적 검증의 실효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0일 보령시의 국민신문고 답변 내용을 토대로 작성했다. 관련 사업 원문서, 인허가·계약 자료 및 조사기록은 별도로 확인하지 못했으며, 특정 위법행위나 책임이 확정됐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이 아니다.
